신랑은 1남 1녀 중 막내이고 저는 외동입니다.
신랑이랑 누나랑 7살 차이가 나요.
시댁분들이 워낙 좋아서 명절에 힘든 거 하나도 없네요.
그래서 편하게 이집저집 번갈아가며 다닙니다.
이번 명절은 시댁에 먼저와서 읍내에 나갔습니다.
어떤 여자가 신랑에게 "오빠" 하고 인사를 하네요.
고등학교 동아리 후배라고 그렇게 인사를 하고 헤어졌어요.
결혼 7년차임에도 시내 나갔다가 신랑 아는 사람을 우연히 본건 처음이었어요.
다음날 아침 전부 치는데 신랑이 계란물 입히다가 시누이랑 시엄마한테 어제 후배 만났다고 이야기를 하네요.
"엄마~ 나 어제 방순이 만났어~
두분도 아는 사람인 것 같았어요.
저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근데 갑자기 시누이가 저보고
"걔가 지금 대학병원 간호사인데 집에 돈도 많고 걔 아빠가 의사야. 니 신랑 좋다고 얼마나 쫓아다녔는지 아냐?"
라면서 시누이가 망언을 합니다.
어디까지 하나 듣고 있는대 시어머니가
"아휴 우리 아들 거기로 장가갔으면 팔자 피는 건데" 하는 겁니다.
여기서 뚜껑 날아갔어요.
시누이 남편한테 제가 똑같이 말했어요.
"아주버님 후회되세요?"라고 하니
"무슨 말이에요? 하더라고요.
시누 남편도 대학 다닐 때 시누 만나는 도중 잘 사는 동기가 좋다고 쫓아다녔는데 시누가 낚았다 합니다. 근대 이번에 이직하면서 회사에서 동료로 만났는데 시누이 심기가 불편한지 들들 볶고 있는 거 알고 있었어요.
"대학 다니실 때 잘 사는 분 놓친 거 후회하세요? 같은 회사 다니시면서 계속 마주쳐서 생각나시겠어요? 가족분들도 아쉬워하시죠?" 하고 질렀어요.
아주버님 새하얗게 질리고 시누이가 "지금 뭐 하자는 거야?"라고 하길래
"왜요?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 남자들 다 똑같나 싶어서 물어본 건데요?"라고 했더니 신랑이
"농담을 왜 다큐로 받아들이냐?"랍니다.
저 박장대소하면서 그랬어요.
"그냥 그 여자 만나지. 네가 그 여자 만났으면 나도 이 고생 안 하고 사는데"라고 해버렸어요.
시누는 "엄마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네" 라면서 난리가 났어요.
"시작은 두 분이 시작한 건데요?"라고 했더니
시누가 어버버 버버 하더라고요.
"나도 신랑 만나기 전에 나 좋다는 사람 없는 줄 알아? 형님 말 들으니까 그 남자 아까워서 자꾸 생각날 거 같네"라고 했습니다.
신랑은 그 남자 진짜 싫어해요. 지금도 불안해할 정도로 싫어합니다.
갑자기 눈물이 나와서 그냥 나와버렸어요.
집 근처 공터 나와서 이 글 쓰는데 집에 가고 싶네요.
지갑이라도 가져올걸 짜증 나네요.
추가글
지금 친정아빠가 데리러 와서 그거 타고 집에 가고 있어요.
일이 좀 커진 듯 하지만 지금 심정으로는 알게 뭐야 하는 생각입니다.
아까 글 쓰고 엄마한테 전화하니까 아빠가 받으셔서 목놓아 울었네요.
아빠가 왜 그러냐 해서 대충 말했는데 저도 울면서 횡설수설하다 보니 아빠가 심각해 보였는지
"거기 있어. 지금 바로 가마"라고 하셔서 기다린 거예요.
저는 차에 있고 아빠가 신랑한테 전화해서 제 가방 갖고 나오라고 했습니다.
신랑이 나오더니 저보고 "잠깐 이야기하자"라고 했는데 저는 집에 가고 싶고 배도 고프고 해서
"그 집안은 안 들어갈 건데?"라고 했어요.
계속 이야기하자고 하길래 창문 내리고 말하라고 했어요.
신랑이 "명절에 이러고 가면 내가 뭐가 되냐?" 라길래
"뭐가 되긴 새장가가면 되겠네. 너 네 집에 와서 그 여자 그리워한 거 아니냐? 네가 한 번도 그 소리 안 했는데 니 누나는 그런 소리 왜 하냐? 세상천지 어디 나사 빠지지 않은 이상 올케한테 개념 없이 그따위 소리를 하는 정산 나간 인간이 어디 있냐?"라고 하니까
"그 정신 나간 인간이 내 누나야 내가 한 것도 아닌데 나는 억울해. 그리고 농담 갖고 죽자고 덤비냐?"
이 소리를 듣고 아빠가
"내가 언제 자네한테 농담이라도 부잣집 시집 못 보내서 아쉽다 소리 한적 있냐?"라고 버럭 하시네요.
그래서 제가 "네 누나 니 엄마 마음에 든 간호사 만나서 잘 살아라"라고 해버렸어요.
이후 시아버지에게 자꾸 전화가 오는데 차단해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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